한복의 생활화, 현대화는 삐걱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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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lwlhn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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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딱히 역사를 좋아하지도 않고
한복을 특별히 좋아하는것도 아니다
하지만 학생시절부터 통틀어 15년 정도 생활한복을 입어왔고
그냥 나에겐 청바지와 셔츠, 츄리닝 정도의 이미지였다.
실제로 사보면 그냥 유행하는 청바지나 자켓에 비해 그렇게까지 비싸지 않은 가격이었기 떄문이다.
오히려 요즘 생활한복이 많이 비싸진 느낌이 든다. 사람들이 워낙 안입어서 소량제작으로 인해 어쩔수 없는건지...
그렇게 입고다니면서 보고 느낀점이다.
1.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자 하는 이유부터가 재미있다.
인터넷에 한복, 생활한복관련 기사가 뜨면 꼭 리플에서 싸움이 일어난다.
그래서 싸움 구경하러 가는데
댓글에서 한복을 입고싶다는 댓글의 상당수에 "일본처럼" 이라는 표현이 들어가있다.
한국사람이 한국옷을 입는데 그걸 입는 이유가 "일본처럼" 하고 싶어서 라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 하는데 우리나라도 그렇게 됐으면"
"일본인들은 일본옷 자주 입는데 우리나라도~~"
생활한복브랜드를 무조건 옹호하는 입장에 있는 것은 그런 놈들인것이고
'일본인들같은'문화를 갖는것이 한복의 생활화에 대한 목표인 것이다
옷을 옷으로 입는데 목적은 활동성, 기능성, 디자인 정도의 이유면 충분하지 않나 싶지만
'한복'을 입고싶다고 하는(지금은 입지도 않는)사람들의 목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디자인이 힙해서 입고싶다" 라는 사람들이 오히려 제대로 된 이유를 가진 것이다)
2. 무적논리 "문화의 주고받음"
생활한복 무조건 옹호하는 놈들이 가장 많이 쓰는 핑계는 "문화의 주고받음"이다
거의 무적논리로 쓰인다.
한국과 일본과 중국은 서로 문화를 주고 받았기 때문에 비슷해도 당연하다는 것이다.
나는 그 논리를 볼떄마다 "그럼 일제의 잔재도 그냥 문화의 주고받음 이라고 부르던가"
라는 생각을 한다.
문화의 주고받음에 의해 바뀌는 디자인이 그렇게 당연한거라면
지금은 서양과의 주고받음도 당연한 시대 아닌가?
이게 한복이라고 스파오와 콜라보한 브랜드에서 팔리고 있는데
외국 사이트에서 찾은 이 스커트를 한복이라고 부르면 안될이유가 있을까?
옥스포드셔츠를 내림깃단추저고리 라고 부르면서 한복이라고 팔아도 되는것 아닌가?
어떤 디자인이든 문화의 주고받음이라는 이유로 한복이라고 불릴 수 있다면
사실상 한복이라고 불릴 필요가 없는거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3. 한복을 외치는 사람들의 이중성
이들은 한복을 생활화 하고싶다고 외쳐대면서
정작 누구보다 한복을 특이한 옷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예를 들어 한복을 입고 무슨 몇개국을 다닌 여자가 교과서에 나온걸로 알고 있다.
그냥 검색을 해봐도 한복을 입고 외국을 가면 인터넷기사에 뜬다
지들이 한복을
'입고 외국가면 교과서에 나오는 옷'
'입고 외국가면 특이해서 기사 뜨는 옷'
그정도로 특이한 옷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
"아, 다른옷은 빨래중이어서 그냥 입을 옷이 이것밖에 없어서 입은건데요"
"원래 마실나갈떄 입는 옷인데요"
라고 인터뷰 하는인간들은 없다
뭔가 다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느니 어쩌구 저쩌구..
솔직한 얘기로 캐쥬얼화 된 생활한복이 아닌, 하다못해 흰색 검은색에 면재질 같이 실제생활에서 입었을법한 옷도 아닌
빨강노랑 금색자수의 행사용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갖춤한복을 입고 외국에 나가는건
그냥 코스프레 아닌가?
유럽애들이 이렇게 입고 명동거리와 경복궁을 돌아다니는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걸까
그게 교과서에 나올만한 일이고 전통옷의 생활화에 이바지하는 일인가?
4. 시간적 배경
6.25를 거치고, 대통령들이 급속한 경제 발전을 선택하면서
한국은 전통문화를 일단 뒷전으로 치워버린게 사실이다
일본을 많이 비교하는데 일본은 개방이후 경제적으로 부족한 시기가 없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면 그떄부터 문화적 풍요를 쌓아올릴 수 있게 된다.
일본은 심지어 버블시기를 거치면서 전통 문화적으로도 엄청나게 신경쓰고 발달시킬 시간과 돈이 충분히 있었지만
한국은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질만한 풍요의 기간 없이 경제적 발달에 올인하면서 지금 이자리까지 왔다.
물론 전통문화를 좀 과도하게 배제한 느낌이 없지않아 있긴 한데
imf등과 같은 시간까지 생각해보면 문화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지 된지 이제 20년이나 됐을까?
생활한복조차 끽해야 30년 전에 갑자기 찜질방옷같은 옷의 개량한복에서 시작했고
한 7~8년쯤 전부터 여자저고리를 남자 한복에 적용하고,
차이나 칼라를 한복에 적용하고, 양복의 재질을 적용하면서 이것저것 해보는 중인 옷이다.
나중에 돌아봤을떄 표절로 얼룩진 초기 한국가요 같은 시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꺼니까" 라는식의 무조건 옹호할 생각보단
제대로된 한국옷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관심과 쌍욕을 적절히 날려주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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